이 글은 아래 로이터의 글을 번역한 포스팅으로, 원제는 <한국의 기술 회사들이 일본의 스토리만화 시장을 흔들어 놓다>이지만,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포스팅의 제목을 위와 같이 달았습니다. 또한 이질적인 영어식 표현방식을 번역하기 위해 일부 문장들의 순서가 바뀌어 있으며 기타 이미지나 역주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목차
픽코마와 라인만화, 일본 모바일앱 시장을 장악하다
한국의 두 IT 회사가 모바일 게임을 차용해 일본의 스토리 만화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만화의 팬층을 새로운 세대의 독자로 넓힌 변혁이다.
카카오를 등에 업은 픽코마와 네이버를 등에 업은 라인만화(라인망가)는 일본에서 게임을 제외하고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모바일 앱이다. 이 두 온라인 만화 플랫폼은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엄청난 성장을 보여줬다. 픽코마의 3/4분기 거래량은 116억 엔(1억 1천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온라인 만화 판매 물결도 확대시켜 일본의 50억 달러 규모 만화 산업에서 이미 디지털 판매량이 판본 판매량을 능가했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인터넷 사업본부 Z 홀딩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라인만화는 같은 기간 거래량이 82억 엔으로 3분의 1이나 급증했다.
'기다리면 0엔', '매일 열시 무료'
픽코마는 작년에 라인만화의 판매량을 넘어섰고 앱스토어(iOS)와 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 모두에서 만화 앱 1위를 차지했다. 이 상승세는 2016년에 새로운 수익모델인 "기다리면 0엔(WEB待てば¥0)"*을 도입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원물부터 초자연 호러물까지 아우르는 연재만화들을 감상하면서, 유저들은 다음 화가 열리기까지 기다리거나, 기다리기 싫다면 다음 화를 결제할 수 있다. 독자들은 다음 화에서 어떤 스토리가 전개되는지 궁금해하기 때문에 종종 다음 화를 결제한다.
※역주: 위에서 언급된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 네이버 시리즈에서 상시 이벤트로 진행하고 있는 '매열무(매일 10시 무료)'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레진코믹스에서도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데, '무료' 란에서 무료 만화를 감상할 수 있고, 유저가 어떤 회차를 감상하면 그 회차를 읽은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음 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타이머는 만화마다 다릅니다.
플레이 자체는 무료이지만 추가 콘텐츠를 위해서는 결제를 해야 하는 스마트폰 게임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방식은 만화의 전체 회차를 4~6달러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기존 방식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 재팬의 경영전략매니저 스기야마 유키코는 이에 대해 "우리가 게임 시장의 5% 또는 10%를 점유할 수 있다면 성장도 주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수많은 서점들과 IT업체들, 출판사들에서 자사 앱을 내놓을 만큼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일본 서부에 거주하는 34세 직장인 메구미는 점심 시간마다 약 20페이지의 만화를 읽는다고 대답했다. 메구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육아를 위해 집에 틀어박혀 있었을 때 픽코마와 라인만화로 눈을 돌렸다. 메구미는 라인만화의 인기 작품이자 한국 작품인 <여신강림>에 빠져 구매도 진행했다고 한다.
도쿄 근처에 거주하는 36세의 돌봄노동자 미사키 카나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간단하게 만화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사키는 앱으로 엄청난 양의 만화를 보는 독자다. 만화 앱들은 많은 양의 부록이나 외전들까지 제공하곤 한다.
만화 앱, 일본의 지류만화 사랑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한국은 이미 인터넷의 부상으로 지류 만화 시장이 붕괴되고 스마트폰 시장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온라인 만화는 일반적으로 여전히 지류만화와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고, 기존의 출판사들도 만화 제작의 각 단계마다 깊이 관여할 수 있는 편집자들과 함께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값싼 종이에 흑백으로 인쇄된 지류만화는 저렴하고, 한 번 읽고 버릴 수 있다. 일본법상 책은 온라인에서도 정가 미만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보호받고 있다.
일본에서 롱런하고 있는 주간지인 쇼넨매거진의 편집자인 하시모토 슈에 의하면 일본에서 신간의 경우 지류 판매가 훨씬 더 잘 된다. 만화 앱의 헤비 유저들조차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에 한해서는 지류만화를 따로 구입한다. 미사키는 이에 대해 "앱에서 만화가 언제 내려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그 만화를 옆에 두고 싶어지면 지류만화를 구입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일본의 종이만화 사랑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