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마케팅의 비밀!
벌써 힙마비 4주 2주차라니. 시간이 너무 빨라 깜짝깜짝 놀라는 연말이다. 이번 주 힙마비 미션으로는 '에스원 CCTV'와 유튜브 채널 '효크포크 Krazy girl'의 “카페에 출몰한 있지 빌런” 영상을 선택했다.
집행 매체는 유튜브 ‘효크포크 Krazy girl’ 채널이다. n차 집행매체로는 SNS 바이럴이 있을 테고.
힙마비 선정 이유를 요약하면 이것이다.
후킹한 소재, 어울리는 채널, 엄청난 바이럴!
힙 포인트!
채널주와 딱 맞는 스토리텔링
이 광고 영상을 의뢰받은 사람은 유튜버 ‘효크포크 Krazy girl’로, 아무 데서나 춤을 추는 것으로 유명한 댄스 유튜버다.
비급감성의 편집과 다듬어지지 않은 썸네일이 컨셉이기 때문에 CCTV 영상 형태의 컨텐츠가 채널주의 이미지와 상당히 잘 맞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효크포크’는 이미 1년 전에 실제로 길거리에서 ITZY의 ‘Not Shy’를 추는 것이 찍힌 CCTV 영상인 ‘씨씨티비에 찍힌 있지 빌런ㅋㅋ’으로 알고리즘을 타서 매우 유명해진 적이 있다. (현재 조회수 941만회)
에스원 CCTV 광고 영상의 제목은 기존 영상의 제목을 그대로 살려 ‘카페에 출몰한 있지 빌런‘인데, 제목을 살리기 위해 같은 가수 있지의 최신곡으로 곡을 선정했다는 것도 센스 넘치는 부분인 것 같다.
후킹하고 직관적인 소재
혼자 있던 매장에서 춤을 추다가 그새 들어온 손님에게 들켰다는 컨셉은 매우 후킹한 소재다.
실제로 이 영상은 광고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조회수 243만회를 달성했다. 구독자가 51.7만 명인 채널주의 효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채널주의 다른 인기 영상들과 비교해도 조회수가 높은 편. '효크포크 Krazy girl' 채널에서 무려 조회수가 11위다.
유튜브 스낵컬쳐 생태계에 어울린다!
유튜브 스낵컬쳐 생태계에는 몇 가지 정형화된 '후킹'한 제목들이 있다. 이 제목들에 스토리라인을 붙였을 때 어울린다면 유튜브에 잘 맞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 ‘텅 빈 매장에서 LOCO 추다가 손님에게 딱 걸렸습니다…’ (000하다가 딱 걸렸습니다)
- ‘혼자 춤추던 알바생을 발견한 손님의 반응 ㅋㅋㅋ’ (000한 000 반응 ㅋㅋㅋ)
-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손님이 박수도 쳐주셨네요’ (000했다고 생각했는데... 000했네요)
만약 이 영상이 '효크포크'가 아닌 다른 정체성을 가진 채널에 올라왔다면, 아래와 같은 썸네일과 제목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직관적인 스토리라인
게다가 영상 스크린샷만 봐도 스토리라인이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에 제목이 부각되지 않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바이럴되기에도 좋다.
스우파와 스걸파에 적절히 탑승했다
스우파와 스우파를 이은 스걸파가 유튜브에서 인기 고공행진을 아직까지도 이어가는 지금, 댄스 유튜버를 공략한 것은 시기상으로도 매우 적절하다.
고정댓글로 노출, 준비된 채널명과 채널로고
유튜브에는 채널주가 하나의 댓글을 최상단에 고정할 수 있는 ‘고정댓글’이라는 기능이 있다. 많은 광고주들이 광고를 맡긴 후 이 기능을 활용해 추가적인 광고 효과를 꾀하려 하지만, 멜론이나 스브스뉴스처럼 전문 마케팅 인력이 채널을 관리하는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의 경우엔 이 댓글 광고를 잘못할 때가 굉장히 많다. 댓글 내용은 잘 달아 놓고 정작 공식 채널명이나 로고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
하지만 에스원 CCTV는 그런 면에서 준비가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젊고 힙한 광고 영상과 ‘어서와 에스원’이라는 채널명, ‘ㅇㅅㅇ’라는 로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까먹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래서 이게 어디 거라고?
유튜브에서 직접 영상을 본 사람은 고정댓글을 통해 이 영상이 에스원 CCTV의 광고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하단의 바와 건물 기둥의 ‘에스원 CCTV’ 문구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이 영상이 외부에 바이럴이 되었을 때에는 에스원의 제품인지 잘 모를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나는 이 영상을 트위터에서 처음 봤는데, 트위터에서는 전체화면으로 영상을 보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에스원의 제품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크기가 워낙 작아서 전체 화면으로 봤더라도 알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서 이게 뭐가 좋다고?
광고의 아이디어 자체는 기발하고 후킹하다. 에스원 CCTV의 젊고 트인 이미지도 보여줄 수 있었고, 예비 소비자에게 인지도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하나 더 챙기면 어땠을까? '그래서 이 CCTV는 무엇이 좋은 것인가'라는 당연한 질문 말이다.
에스원 CCTV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에스원 홈페이지에 가봤다.
크게 여섯 가지의 차별점이 있는 것 같다. 1)선명도, 2)안전, 3)편리함, 4)첨단기술, 5)전문성, 6)책임감 이다.
이 중에서 이 광고를 통해 에스원이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선명도'일 것이라 생각한다. 영상의 스토리텔링 상 오히려 CCTV 영상이 유출됐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으니 '보안'을 강조하기는 어렵고, 첨단기술과 전문성, 책임감은 광고에서 드러나지 않으니 말이다. 영상 하단의 바를 보면 부수적으로 '편리함'이 따라올 수도 있겠고.
그렇다면 선명도를 어필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 바로 '의심'이다. 이 영상은 1080p까지 해상도를 올릴 수 있다. 나는 이 영상이 CCTV 광고라는 것을 알자마자 'CCTV가 이렇게 선명하다고? 에이~ 촬영용 카메라로 따로 찍은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의 의심, 오히려 좋은 마케팅 건덕지다.
좀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택했다면 현재 에스원 CCTV의 홈페이지 대표 문구인 ‘더 선명하게! 더 안전하게! 더 편리하게! 한 차원 높은 에스원 CCTV’를 살려서 다음과 같이 선명도를 강조하며 댓글을 작성했을 것 같다.
더 선명하게! 더 안전하게! 더 편리하게!
한 차원 높은 에스원 CCTV 보러가기 >> https://www.s1.co.kr/cctv
좀더 광고의 느낌을 빼면 아래처럼 쓸 수도 있다.
효크포크 춤은 날 반쯤 미치게 만들어~~~
당황한 표정까지 다 찍히는 선명함, 에스원 CCTV 🔥
‘진짜로 저렇게 선명한가요? 촬영만 다른 카메라로 한 것 같은데…’라는 대댓글이 있다면, 공식 계정으로 이에 대한 답변을 달아 주어 한층 더 어필하는 마케팅을 만들 수도 있겠다.